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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자료실

제목
&#34육체적 고통 겪는 청소년들 마음의 상처도 같이 고치고파&#34
  • 등록일2003-05-06 17:59:26
  • 작성자 관리자
내용
성폭력 치유센터 여는 아우성 강사 구성애씨 

할미꽃을 좋아하는 소녀가 있었다. 검은 자줏빛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감촉이 좋았다. 소녀가 한 번은 책갈피표 대신 쓰기 위해 할미꽃을 꺾어 말렸다. 하지만 그 색깔이 아니었다. 할미꽃에 너무 미안했지만 꺾은 꽃을 되살릴 수는 없었다. 

소녀가 열살 때 옆집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멋모르고 당했지만 후유증이 컸다. 생리불순에 불임 판정을 받았고 어렵사리 애를 낳았으나 곧 자궁을 떼어내야 하는 고통을 겪었다. 소녀는 어렸을 때 꺾었던 할미꽃을 떠올렸다. 하지만 할미꽃처럼 꼬부라질 수는 없었다. 비슷한 고통을 겪고 아파할 청소년들을 위해 말하고 싶었다. 

멍하니 앉아 있는데 집으로 돌아오신 엄마가 상황을 파악하고는 저를 품에 꼭 껴안아 주셨어요. 그리고는 한참을 우시더니 한마디 하시는 거예요. 성애야! 너는 아무 잘못 없어. 그 오빠가 잘못한 거야라고요. 그 때 그 한마디가 저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우성(우리들의 아름다운 성을 위하여의 약자)으로 유명한 성교육 강사 구성애(48)씨가 자신의 성폭행 경험을 토대로 청소년 성교육서를 펴냈다. 책 제목은 자신의 인생을 바꾼 한 마디의 말 니 잘못이 아니야(도서출판 올리브)다. 

자녀가 성폭행을 당하면 엄마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보통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왜 가만히 있었어. 막 대들지 그랬어그러니까 밤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잖아 라고요. 그 한 마디는 평생 아이의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힙니다. 아무런 잘못이 없던 애가 1백% 잘못한 것으로 상황이 돌변하는 순간이지요. 

2시간 예정의 성교육 강의를 4시간 넘게 하기 일쑤일 만큼 열정적인 구씨의 목소리가 사뭇 고조됐다. 구씨는 자신의 경우 부모의 현명한 대응 덕분에 어둡고 무서웠던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름다워야 할 성이 더러운 것으로, 숨겨야 할 것으로 왜곡되는 것만은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15년 전 구씨가 성교육 강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성이란 말은 입에 담기 조차 힘들었다. 여자가 왜 그런 일을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곤 했다. 처음엔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하지만 골똘히 생각해 보니 마음 속 깊은 곳의 아픈 경험이 뿌리로 더듬어졌다. 

1998년부터 방송을 타면서 유명인이 됐지만 마음은 편치 못했어요. 청소년 성문제를 생각하면 여전히 갑갑했기 때문이에요. 

구씨는 2년 전 함께 일해 오던 내일여성센터와 결별한 뒤 방송 출연을 자제하며 사이버상으로 청소년 성상담을 해왔다. 

그녀가 운영하는 9sungae.com을 두드리는 청소년들의 사연은 구씨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어릴 때 성폭행을 당하면 정말 몸이 많이 상합니다. 전문가들 의견에 따르면 19세 이전의 성관계는 단 한번일지라도 위험한 결과를 남깁니다. 저는 그 때문에 29세에 자궁을 떼어내야 했지요. 

태연하던 구씨도 이 대목에서는 얼핏 눈가가 젖어들었다. 그녀는 청소년들에게 상담해 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선 그들의 망가지는 몸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구씨는 오는 5월 중순 서울 연희동에 아우성 몸사랑 센터를 연다. 연간 3백회 가까운 성교육 강연을 통해 모은 강사료가 종잣돈이 됐다. 방 3개짜리 단독주택을 개조해 성관계로 몸이 망가진 청소년들을 위한 치유센터를 여는 것이다. 

센터에서는 그녀가 직접 효험을 봤던 쑥찜이나 겨자.된장 찜질 등 전통민간요법을 사용한다. 연세대 간호대를 나와 조산원을 했던 경험을 살려 임신 5개월 이상된 미혼모들의 아기도 받아줄 계획이다. 어떤 생명도 귀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란다.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사회자 오프라 윈프리처럼 성을 주제로 한 토크쇼를 해보고 싶어요. 흥밋거리나 음담패설의 소재가 아닌 아름다운 성을 만들기 위해서죠. 

앞으로 최소한 10년간은 몸사랑 센터를 운영할 것이라는 구씨는 청소년.유아 등 나이별로 알맞은 성교육 교재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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